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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록의 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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왠지 이상해 <왠지 이상해> “왠지 이상해.” 기윤이가 혼자 중얼거린다. “뭐가?” “딸랑이(옆집 개 이름)는 차에 치어 죽은 거 같고, 복동이(옆집 개 이름)는 아저씨를 따라간 거 같아.” 누가 묻지도 시키지도 않은 말을 저 혼자 잘한다. 이 말을 한 지 두 시간 후 딸랑이가 차에 치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..
드레스보다 집 잃은 아이가 더 중요해 <드레스보다 집 잃은 아이가 더 중요해> 용인장에 가서 예쁜 드레스 원피스를 샀다. 집으로 돌아와 저녁 때 그림일기를 쓰라고 했더니, 드레스 산 얘기가 아니라 엉뚱하게 어떤 아이를 그려 넣었다. 엄마 : 얜 누구니? 기윤 : 시장에서 길 잃어버린 애야. 아빠와 둘이 먼저 시장엘 가다가 그 아이를 ..
신발 샀다아~ 자랑하게 <신발 샀다아~ 자랑하게> 백암 농협 구판장 가는 길. 기윤 : 아빠, 나 저 신발 사줘. 아빠 : 너 신발 많잖아? 빨간구두, 까만구두. 기윤 : 그래도 하나 더 사줘. 아빠 : 왜? 기윤 : 나, 신발 샀다아~ 이렇게 자랑하게. 아빠 : 넌 자랑하는 게 그렇게 좋으냐? 기윤 : 그럼, 좋지. - 집마당에서 혼자 노래부르는..
동생한테 바보가 뭐야? <동생한테 바보가 뭐야? > 기윤 :여섯시구나. 수진 : 바보. 여섯시 십분이야. 기윤 : 난 시간 밖에 못봐. 그러니까 분은 말하지 마. 수진이는 그래도 분을 보는 법에 대해서 자꾸 설명한다. 기윤 : 난 아직 일곱 살이야. 그러니까 몰라도 돼. 그러고 동생한테 바보가 뭐야? 그런 말 하면 못써. 다음부턴 ..
세상이 이렇게 넓다니! <세상이 이렇게 넓다니!> 뒷산으로 산책을 가는데 뒷집 수진이(한 살 많은 동네아인데 초등학교 1학년이다)가 따라오려 한다. 길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자꾸 산길로 온다. 엄마 : (기윤에게) 저기 아래로 돌아가면 길 있어 하고 소리쳐. 기윤 : 언니, 저기 아래로 돌아가면 길 있어! 가르쳐 주어도 수진..
소라야, 네 동생은 무슨 그림을 그리니? <소라야, 네 동생은 무슨 그림을 그리니?> 아빠한테, 소라에게 편지를 대신 써달라며 불러준 말. 기윤 : “소라야, 네 동생은 색종이에다가 무슨 그림을 그리니? 11월 5일.” - 조카 영우와 함께. 팬티야 보이거나말거나 상관없는 5살 때.
우리 편이니까 <우리 편이니까>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친구들과 ‘전화질’이다. 주로 박소라와 전화가 오가는데, 별로 대화거리도 아닌 걸 갖고 오랫동안 속삭인다. 전화 내용을 듣자니, 혜란이와 놀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다. 혜란이가 방학 때 우리 집에 와서 기윤이 장난감을 훔쳐가겠다고 했다나. 잠시 후 엄..
소라야, 너 나비 좋아하니? <소라야, 너 나비 좋아하니?> 며칠 전 소라한테 편지를 쓰겠다고 글씨를 써달라며 예쁜 메모지를 가져온다. 메모지 앞면에 ‘박소라’ ‘나비’라고 썼다. 엄마 : 유치원에서 봤는데 새삼스럽게 무슨 편지? 기윤 : 보고싶으니까 그렇지. 엄마 : 소라가 그렇게 좋으니. 기윤 : 그럼. 내 소중한 친구거..